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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커피 지식

커피가 전파된 과정(2) - 유럽 대륙의 이야기

by 탁상여행가 2023.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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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은 유럽 대륙의 커피 이야기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유럽대륙은 명실상부한 커피의 중심지이자 스페셜티 커피가 다양한 추출 방법과 함께 활성화된 지역입니다. 그런 만큼 각 나라별로 커피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와 역사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유럽의 커피 전파는 무역의 활성화와 더불어 유럽의 강대국이 식민지에서 커피재배를 시작하며 이뤄집니다.

 

유럽으로의 커피 전파

 

오스만 제국을 넘어 점차 커피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아라비아 반도 밖에서도 커피를 재배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17세기에 바바 부단이라는 이슬람 순례자가 허리띠에 몰래 7개의 커피 씨앗을 숨겨 인도로 가져갔고 인도의 해안가에서 커피 재배에 성공했음. 강력하게 억제되었던 생두가 반출되기 시작하면서 네덜란드 사람들도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북서 유럽 기후는 커피의 재배에 적합하지 않아 커피나무가 자라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식민지였던 스리랑카의 실론섬에서 커피재배에 성공하면서 점차 열대기후 지역에 해당하는 다른 식민지에서도 커피 재배를 시작하게 됩니다.

 

유럽의 커피 확산

 

커피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면서 1600년대 초에는 유럽까지 커피가 전파됩니다. 그리고 유럽에서 카페문화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커피하우스 문화가 탄생하였습니다.

 

먼저 이탈리아에서 유럽의 커피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베니스의 상인들은 콘스탄티노플에서 무역을 하며 커피에 대해 알게 되었고 커피를 이탈리아로 가져갔습니다. 1645년에 베니스에서 처음으로 커피하우스가 문을 열었으며 사람들은 이곳 음식과 커피를 즐기며 사람들과 다양한 교류를 시작합니다.  낯선 음료였던 만큼 일각에서는 커피를 악마가 발명한 음료라고 부르며 의구심을 품기도 하였지만 금세 커피가 가진 향과 풍미에 매료되어 빠르게 이탈리아 내에서 커피하우스 문화가 퍼져 나갑니다.

 

1650년에는 커피가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에 소개됩니다. 그리고 2년 뒤 파스쿠아 로제라는 사람이 세인트 마이클스 엘리에 런던 최초의 커피하우스를 열었습니다. 이 최초의 커피하우스는 페니 대학교라고 불렸습니다. 입장료로 1 페니를 내면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었고 커피를 마시면서 다른 작가, 정치인, 예술가 등과 깊은 교류를 나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영국의 정치, 문화, 예술이 활발하게 교류되며 정치적, 문화적으로 상당한 발전을 이루는데 영향을 주었습니다.

 

한편 파리에서는 1669년 터키 대사인 술리만 아가가 루이 14세의 궁전에 커피를 소개하면서 처음으로 커피가 프랑스에 발을 딛게 됩니다. 그 후 프랑스 상류 사회에서는 아가 대사와 커피를 마시는 일을 대단한 영광으로 여겼습니다. 1686년에 시칠리아 출신 이탈리아 요리사가 파리 최초의 카페인 카페 프로코페를 오픈합니다. 이 카페는 파리 최초의 문학 커피하우스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위대한 작가와 지식인들이 예술계와 정치계의 저명인사들을 만나는 장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앙시엔느 코미디가 13번지에 지금도 존재하는 카페 프로코페는 파리에서 가장 오랫동안 영업되고 있는 커피하우스입니다. 당시 프랑스 사람들은 커피를 기존과는 다른 혁신적인 방법으로 추출하였습니다. 원두 가루를 물에 끓이는 방식이 아닌 긴 천으로 만든 망에 커피 가루를 넣은 뒤 이 주머니를 뜨거운 물에 담가 원하는 농도로 커피를 추출시켰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기존보다 더 맑고 깨끗한 커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커피에 우유를 첨가한 카페 오레를 탄생시켰으며 신문 기사에서는 세계 최고의 음료라고 부를 만큼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이후 유럽 곳곳으로 커피가 퍼져 나갔는데 16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프란츠 게오르그 콜시츠키라는 폴란드 청년에 의해 블루보틀이라는 커피하우스가 열리게 됩니다. 처음에는 터키식 커피를 판매했지만 이후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가루를 걸러낸 커피에 크림과 꿀을 첨가하는 아인슈페너(비엔나커피)를 탄생시켰습니다. 당시 빈에서는 마부들이 주로 커피를 마셨는데 흔들리는 마차 위에서 커피를 마시면 커피를 흘리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커피가 흐르는 것을 막고 마부들이 커피를 마심과 동시에 간단히 끼니를 때울 수 있도록 크림을 올린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커피와 알코올을 섞어 만든 알코올 커피 등 커피의 다양한 변주가 오스트리아에서 이뤄졌습니다.

 

독일에서는 1670년대에 커피가 처음 소개되었고 독일 곳곳에서 커피하우스가 유행했으며 베를린에서는 1721년에 최초의 커피 하우스가 문을 열었습니다. 독일은 핸드드립의 탄생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드레스덴에 거주하던 멜리타 벤츠 여사는 터키식 커피나 망에 커피를 넣어 추출하고 나면 남는 커피 미분을 해결하고자 하였습니다. 고심 끝에 그녀는 1908년 자신의 이름을 딴 멜리타 커피 드리퍼를 특허로 등록합니다. 세계 최초로 종이 필터를 사용한 핸드드립 드리퍼가 탄생한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라이프치히 박람회에서 이 드리퍼가 큰 인기를 끌게 되었고 점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멜리타사를 설립하고 공장 부지를 매입합니다. 미분가루를 제거하려던 가정 주부의 시도는 현재 하루 5천만 개의 커피 필터와 다양한 커피용품을 제작하는 글로벌 커피기업으로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터키 이민자들에 의해 커피를 접했는데 오일로 인해 표면이 반짝일 만큼 진하게 로스팅된 커피를 사용했습니다. 이 로스팅 방식을 스패니시 로스트 또는 프렌치 로스트라고 부릅니다. 스페인에서도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문화가 성행했습니다. 이에 따라 강하게 로스팅한 원두가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커피잔을 소형 컵으로 하여 추출한 커피를 여러 번 덜어서 먹는 문화와 커피의 주문, 서빙, 음용까지 천천히 이뤄지는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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