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피/커피 지식

커피의 여정 커피나무가 자라는 과정 커피의 연간 주기

by 탁상여행가 2023. 12. 19.
반응형

 

그동안 우리는 대부분 가공된 커피체리, 즉 커피 원두를 주로 보았을 것입니다. 사실 커피와 관련된 직종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면 로스팅 되기 전의 초록색 생두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물며 커피벨트에 해당하지 않는 우리 나라에서는 식물원이나  커피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가 아니라면 커피나무나 커피체리를 만나보기 더더욱 어렵습니다. 오늘은 커피가 어떻게 자라서 열매를 맺고 수확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커피나무가 되기까지

 

커피나무는 날씨에 취약하기 때문에 대개 묘목장에서 키우기 시작합니다. 생두를 비옥한 토양에 심고 얇게 흙으로 덮은 뒤 몇 주가 지나면 씨앗에서 싹이 트고 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6주가 되면 여린 줄기가 돋아나는데 그 줄기 위에 심었던 생두가 성냥 같은 모습으로 달려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건강한 묘목을 골라 묘목장으로 옮기면 본격적으로 커피나무의 생애가 시작됩니다.

2개월이 되면 생두의 껍질이 벗겨지고 그 속에 있던 커피 나무 잎이 나옵니다. 그 뒤로 첫 잎보다 더 큰 잎사귀들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여러개의 잎을 가지게 됩니다. 4개월이 되면 가지가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가 되면 비로소 커피 나무가 뿌리, 줄기, 잎으로 구성된 작은 나무의 모습을 갖춤. 이 단계에서 앞으로 양질의 커피를 생산하기 위한 건강한 커피 나무를 선별합니다.

1년이 지나면 커피 나무는 짙은 녹색의 잎을 갖춘 건강한 나무로 자라나고 묘목장을 떠나 커피 경작지로 이동하여 땅에 심어지게 됩니다. 땅에 심어진 뒤 약 3~5년 정도가 지나면 커피나무는 완전히 성장하게 됩니다. 이 기간 동안 매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꽃을 피우고 체리를 생산하여 수확할 준비를 갖출 때 까지 약 9개월이 소요됩니다. 첫 수확 이후 관리가 잘 된 건강한 커피나무는 약 25~30년간 커피체리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커피를 수확하고 나서 건기가 되면 커피나무는 휴식을 취합니다. 이 시기 동안 농부들은 다음 수확을 위해 상단의 가지를 잘라냅니다. 그대로 키우면 10미터까지 자라나기 때문에 커피나무가 약 1.5~1.8미터 정도가 되도록 가지치기를 함으로써 다음 수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입니다. 또한 가지치기를 통해 나무에 바람길을 만들어 줌으로써 곰팡이 균의 번식을 방지하고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정한 커피 맛을 위해 토양의 산성도를 분석하여 커피가 매년 동일한 환경에서 생산되도록 꾸준히 관리합니다.

 

커피나무의 연간 주기

 

건기를 지나 우기가 되면 커피나무는 꽃봉오리를 맺습니다. 오랜기간 비를 맞으면서 꽃봉오리는 자스민 향기를 풍기는 우아한 흰색 꽃을 피웁니다. 꽃의 상태는 그 해의 수확이 얼마나 잘 이뤄질지를 담고 있는 힌트이며 농부들은 꽃을 보고 그 해의 수확량과 커피 품질을 예측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면 건기가 찾아옵니다. 커피 체리는 천천히 녹색에서 노란색, 빨간색으로 변하며 익어갑니다. 나무가 꽃을 피우고 수확할 열매가 맺힐 때 까지는 약 9개월이 소요됩니다.

커피 체리가 익어서 짙은 빨간색으로 변하면 수확할 준비가 된 것입니다. 수확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노동자들이 손으로 체리를 하나씩 땁니다. 이 노동자들은 보통 한 농장이 아닌 여러 농장을 돌아다니며 체리를 수확합니다.

노동자들은 낮보다 시원한 아침에 일찍 일어나 커피 경작지로 가서 열매를 따며 하루를 보냅니다. 체리를 손으로 따는 이유는 커피의 품질이 균일하도록 상태가 좋은 체리만을 선별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커피나무가 오랜 시간동안 양질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보호하기 위함도 있습니다. 기계를 사용하거나 아직 익지도 않은 체리를 모두 따버리게 되면 커피 나무에도 상처를 입힐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얻게 될 양질의 커피 열매도 수확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체리는 낮에는 따뜻하고 밤에는 서늘한 날씨에 노출됩니다. 이렇게 일교차가 있는 곳에서 천천히 자라면서 체리는 복잡한 풍미와 밀도있는 과육이 됩니다. 커피나무는 고지대에서 자라기 때문에 같은 농장이더라도 고도가 달라 체리가 익는 시기도 달라집니다. 심지어 같은 나무에서도 수확 시기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렇게 수확시기에 맞춰 잘 익은 체리만 골라 수확하는 것을 선택적 수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세심한 정성이 있어야만 양질의 커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확 후에도 익지 않거나, 너무 익었거나, 상한 체리를 이물질과 함께 골라냅니다.

한 해의 어떤 시기든 커피 수확은 전 세계 어딘가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수확철이 다양한 이유는 커피 재배 지역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각 지역마다 계절이 다르므로 수확하는 달도 모두 달라집니다. 중앙아메리카에서는 10월에서 4월 사이에, 남아메리카에서는 4월과 8월 사이에 이뤄집니다. 콜롬비아와 케냐 일부 지역에서는 일 년 중 커피를 두번 수확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우리가 마시는 한잔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지금도 커피 생산지에서는 씨앗으로부터 싹을 티워 3-5년이라는 시간동안 정성스럽게 커피나무를 가꿔 열매를 얻습니다. 한잔의 커피에 담긴 농부들의 땀과 정성, 그리고 시간을 생각해 본다면 결코 이 커피가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신 뒤 커피를 한잔 마시고 계신다면 이 커피의 생산지를 떠올리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이 담겨 있는지를 상상해보세요. 그렇다면 더욱 깊은 의미를 가진 커피 한잔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