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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커피 지식

커피 가공법 수세식 가공 반수세식 가공 건식 가공 펄프드 내추럴 가공 허니 프로세스 가공

by 탁상여행가 2023.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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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서 커피체리의 구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우리가 자주 보던 커피원두와 커피체리는 생김새부터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커피체리가 우리가 아는 커피원두의 모양이 되기 위해서는 생두를 둘러싼 조직을 제거하는 가공이 필요합니다. 긴 커피의 역사만큼 지역별, 농장별로 사용하는 가공법이 다릅니다. 오늘은 커피를 가공할 때 어떤 지역에서 주로 어떤 방식의 가공법을 사용하는지와 각 가공법의 특징 그리고 차이점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세식 가공(WASHED)

수세식 가공은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수세식 가공법은 과육제거, 점액질 제거, 건조, 휴지, 훌링의 과정을 거칩니다. 수세식 가공을 위해서는 우선 깨끗한 물이 필요합니다. 커피 체리가 수세식 가공소에 도착하면 탱크로 옮겨지게 되는데 탱크에서 깨끗한 물이 분사되는 세척관을 통과하여 과육 제거기로 보내집니다. 과육 제거기는 열매를 절단하여 생두가 노출되도록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때 분리된 과육은 퇴비로 쓰기 위해 따로 보관됩니다. 이 퇴비는 숙성 시간을 거친 뒤 농장에 뿌려 양질의 토양을 만드는데 이용합니다. 반면 커피 체리의 과육을 벗겨내면 점액질이 나오는데 이 점액질을 제거하기 위해 보통 발효탱크를 이용합니다. 과육이 제거된 생두를 18~36시간 정도 발효되도록 물이 담긴 탱크에 넣어 둡니다. 이 시간 동안 효소가 생성되며 자연적으로 점액질을 제거합니다. 발효가 끝난 생두는 다음 관으로 이동하여 남아 있는 점액질을 씻어 냅니다. 최근에는 점액질 제거 기계가 출시되어 사용하는 곳도 있는데 전통적인 발효 방식에 비해 20분의 1 정도의 물을 사용하여 점액질을 벗겨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과정이 모두 끝나고 나면 내과피에 싸여 있는 생두만 남게 됩니다. 이때 생두를 야외의 큰 파티오나 건조용 테이블에 두어 햇볕으로 말리고 골고루 건조되도록 3~7일간 갈퀴질 하여 섞어줍니다. 일부 생산자들은 이런 전통적인 방식 말고 생두를 온도가 제어되는 통 안에서 털어 주는 기계식 건조 장치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완전히 건조된 내과피 상태의 생두를 자루에 담아 창고로 옮기면 두 달 정도 휴지기간을 두어 풍미를 향상시켜줍니다. 휴지 기간이 끝나면 훌링 기계를 사용하여 생두에 붙어 있는 얇은 내과피를 벗겨냅니다. 이 과정을 마치면 생두는 로스팅 전 초록색 모양의 원두가 됩니다.

 

반수세식 가공(SEMI WASHED/WET-HULLED)

반수세식 가공 방법은 인도네시아 섬 지역의 소규모 자영농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현지에서는 길링 바사라고 불리는 건조되지 않은 상태의 생두를 훌링하는 웻 훌링 방법을 사용하여 가공합니다. 이 방식은 인도네시아 특유의 풍부한 바디와 억제된 산미, 그리고 흙과 허브 냄새 같은 풍미를 이끌어 내는데 적합합니다.

반수세식 가공법은 과육 제거, 헹구기, 부분 건조, 입고, 계속 건조, 훌링, 최종 건조의 순서로 이뤄집니다.

우선 수확 직후 커피 체리를 세척하고 루왁이라는 손으로 돌려 사용하는 기계로 과육을 제거합니다. 과육이 제거된 생두를 1~2시간 정도 물에 담근 후 문질러서 점액질을 대충 제거합니다. 이때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점액질이 가공되는 동안 커피의 풍미를 더해줍니다. 약간의 점액질과 내과피에 싸여 있는 생두를 넓은 선반에 널어 건조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세식 가공법과는 발효탱크나 점액질 제거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부분 건조된 생두를 자루에 담아 도정소로 옮기고 도정소에서는 생두를 방수포 위에 널어 1~5일간 수분을 더 제거합니다. 완전히 건조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훌링을 통해 내과피와 점액질을 제거하고 부드럽고 축축한 상태의 생두를 건조용 파티오에 다시 널어서 갈퀴질 합니다. 이후 건조가 완료되면 생두를 자루에 담아 운송합니다.

 

건식 가공(NATURAL, SUN-DRIED)

건식 가공법은 가장 오래된 커피 가공법입니다. 이 가공 방법은 동아프리카와 브라질에서 가장이 사용합니다. 수세식과 반수세식 방법과 다른 점은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생두를 둘러싼 커피 체리의 과육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말려 풍미를 더해줍니다. 이로써 풍부한 바디와 커피체리가 가진 강렬한 과일 향이 원두에 남게 됩니다.

건식 가공법은 건조, 훌링, 최종 휴지의 단계로 진행됩니다.

우선 수확한 커피 열매를 가공 장소로 옮깁니다. 그 후 별다른 조치 없이 커피 체리를 파티오나 높은 건조대에 얇게 널어놓습니다. 과육을 제거하지 않은 채로 건조하기 때문에 바깥쪽의 과육이 썩거나 발효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자주 뒤집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며칠 후 건조된 커피 체리가 건포도 껍질처럼 단단해지면서 생두와 밀착하게 되고 진한 과육의 풍미가 생두에 스며들게 됩니다. 훌링 기계에 넣어 건조된 커피 체리의 껍질을 벗기는데 이때 과육, 점액질, 내과피를 모두 제거합니다. 제거가 완료된 생두를 완전히 건조한 뒤 자루에 넣어 운송하면 건식 가공법이 마무리됩니다.

 

펄프드 내추럴 가공법과 허니 프로세스 가공법

 

이 밖에도 펄프드 내추럴가공법, 허니 프로세스와 같은 수세식과 건식 사이의 가공법이 존재합니다. 점액질과 과육이 생두와 얼마나 접촉을 했는지에 커피의 바디, 산미, 풍미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 예로 건식 가공법은 과육의 당분이 그대로 원두에 전달되어 달콤한 맛과 과일향이 강조되는 반면, 수세식 가공법은 과육과 점액질을 빠르게 제거하므로 깔끔한 여운과 기분 좋은 산미가 강조됩니다.

펄프드 내추럴 가공법은 수세식 가공과 건식 가공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과육 제거, 건조, 훌링의 과정을 거칩니다. 우선 수확 후 커피 체리의 과육을 펄핑이라는 과정을 통해 제거하고 점액질이 남은 상태로 내과피와 함께 발효과정 없이 건조합니다. 이 방법은 브라질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으로 수세식 가공된 커피보다 더 강한 바디와 약한 산미를 가지고 있으며 달콤하고 향기로운 커피를 완성합니다.

허니 프로세스는 펄프드 내추럴 가공을 변형한 방법입니다. 코스타리카와 중앙아메리카의 지역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법으로 과육 제거, 건조, 훌링의 과정을 통해 가공됩니다. 이 방식의 특징은 발효 단계를 생략하고 점액질이 내과피에 달라붙은 상태로 생두를 건조한다는 것입니다. 허니 프로세스는 생두에 남아 있는 점액질의 양과 건조 시간, , 습도 등의 영향을 받아 색이 달라지는데 그 색깔에 따라 레드, 엘로우, 블랙 등의 이름을 붙입니다. 허니 프로세스 커피는 달콤한 맛이 강조되며 부드러운 바디감과 억제된 산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펄프드 내추럴 가공과 허니 프로세스 가공은 언뜻 보기에 비슷하거나 같아 보이는데요. 이론적으로 보면 같은 결의 가공 방법이라고 볼 수 있지만 공정이나 접근 방법에서는 다른 가공법으로 분류합니다. 따라서 펄프드 내추럴은 반건식 가공법으로, 허니 프로세스는 반수세식 가공법으로도 분류되고 있습니다. 위의 표를 보시면 보다 쉽게 두 가공법의 차이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정리해보면 과육 그대로 놓고 건조한다 - 내추럴, 과육을 벗긴 뒤 발효과정을 통해 점액질까지 제거해주고 건조한다 - 워시드, 과육을 제거하고 잠깐의 발효를 거친 뒤 점액질을 일부 제거하고 건조한다 - 세미 워시드, 과육은 벗겨내지만 점액질은 건들이지 않은 채로 건조한다 - 펄프드 내추럴, 과육을 벗겨내고 기계를 사용하여 점액질을 일정부분 벗겨내고 건조한다 - 허니 프로세스 이렇게 구분하시면 되겠습니다.

 

가공과정을 마친 생두는 건식 도정소로 이동하여 밀도와 품질을 확인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밀도가 높을수록 품질이 더 좋습니다. 우선 수작업 또는 기계를 활용하여 물리적 결함이 있는 원두를 분류합니다. 다음 광학적 분류 기계로 생두의 색상을 확인하여 원두를 분류합니다. 다음 중력식 분리기를 통해 기울어진 채 진동시키면 밀도가 높은 생두는 한쪽에 남고 밀도가 낮은 생두는 반대편으로 떨어져 분류됩니다.

이렇게 품질에 따라 분류된 원두는 중량을 측정해 자루에 담습니다. 보통 삼베 자루를 사용하는데 대부분 1자루당 약 60KG이 기준입니다.

 

오늘은 커피체리의 가공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위에 적힌 대표적인 가공법 외에도 수많은 가공법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떤 가공법을 쓰냐에 따라서 커피의 맛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커피전문점에 방문하여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게 되면 커피노트를 함께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커피노트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오늘 포스팅에서 본 다양한 가공법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지역에서 생산된 커피가 무슨 가공과정을 거쳤을 때 어떤 맛을 내는지를 떠올리면서 마셔본다면 더욱 즐겁게 커피를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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